현대판 뤼팽, 오마르 시의 완벽한 복수극을 다루다! 넷플릭스 드라마 '뤼팽(Lupin,2021) part 1' 리뷰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즐겨 읽던 소설 중 하나는 바로 '아르센 뤼팡'에 관한 책들이었습니다. 잡힐듯 잡히지 않는 루팡의 이야기는 책속의 활자들이 마치 움직이며 저를 신비로운 루팡에게로 인도하는 듯 했습니다. 사실 그간 많은 '괴도 루팡'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등장했죠. 뭐 애니메이션도 있고, 그 뒤로 명탐정 코난과 같은 작품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사실 책으로 느꼈던 감흥은 없었던 것 같았어요. 그런데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어릴 적부터 뤼팽의 작품을 읽으며 많은 영향을 받은 주인공이 25년전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갚아주는 히어로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뤼팽 파트1 리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기본 정보

- 작품명 : 뤼팽 파트1(Lupin Part 1, 2021)
- 장르 : 범죄, 드라마, 추리
- 회차정보 : 5부작(회당 40-50분 분량)
- 출연 : 오마르 시, 뤼디빈 사니에, 클로틸드 엠
- OTT : 넷플릭스
시놉시스

뤼팽이 부활할 시간이 왔다. 25년 전 아버지를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넣은 프랑스 최고의 재벌 가문. 그들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리려 청년 아산은 오랫동안 동경했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다. 수많은 이의 마음을 훔쳤던 그 괴도 신사로.
등장 인물
아산 디오프(Assane Diop)
신출 귀몰한 실력의 도둑인 주인공입니다.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잡히기 전에 아르센 뤼팽 소설책을 선물로 받게 되었는데, 그 책이 주인공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주인공 자신도 괴도가 되어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기숙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 성경책 안에 뤼팽 소설 책을 숨겨두고 읽었을 정도로 뤼팽을 사랑했죠.
유세프 게디라(Youssef Guedira)
파리 경시청 소속의 형사입니다. 서내에서는 괴짜 취급을 받지만 유일하게 범인이 아르센 뤼팽의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을 눈치채죠. 이 형사도 뤼팽 시리즈 팬이었기 때문일까요? 주인공 아산 역시 그를 경찰 중 유일하게 신뢰하는 대상으로 삼게 됩니다.
위베르 펠레그리니(Hubert Pellegrini)
본작의 악역이며 주인공 아산의 철천지 원수입니다. 보험 사기를 위해 아산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갇혀 죽게 만든 인물로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를 팔거나 딸의 기부 재단 기금을 횡령하려는 등 각종 범죄란 범죄는 다 저질렀으나 여러 정계의 인사와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결국 아산의 활약과 아버지의 악행을 아산을 통해 알게된 자신의 딸 쥘리에트가 아산쪽에 협력하는 배신에 악행이 세상에 밝혀지며 파멸되는 결말을 맞게 되죠.
쥘리에트 펠레그리니(Juliette Pellegrini)
위베르의 딸. 인간말종인 아버지와 달리 상당한 개념인으로, 어릴 적부터 아산을 편견 없이 대해준 인물입니다. 아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아산 본인은 아버지 문제도 있고 해서 은근히 거리를 두는 모양새이죠. 아버지의 죄상을 아산을 통해 알게 된 후엔 그에게 협조해 위베르를 파멸시키는 데에 일조하게 됩니다.
관람 포인트

고전 뤼팽을 현대 프랑스 버전으로 재해석
이 작품은 마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드라마 셜록 홈즈처럼 아르센 뤼팽을 현대 배경으로 그대로 옮겨오는 내용이 아닙니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지만 현실세계처럼 아르센 뤼팽 소설이 존재하고, 주인공 '아산 디오프'가 아르센 뤼팽을 모방하면서 활동한다는 내용이 참 신선했습니다. 르완다 출신의 이민자로 등장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동경해왔던 아르센 뤼팽을 오마주하며 복수를 완성해 갑니다.

절묘한 연출과 긴장감 있는 플롯 전개
첫 에피소드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탈취 장면부터 시작해서 파격적 반전과 함께 다양한 연출력은 시청하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데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주인공 아산 디오프는 어떻게 계획했을지 추측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오마르 시의 매혹적인 주인공 연기
오마르 시가 연기한 주인공 아산 디오프는 매너와 재치, 유머가 결합된 캐릭터로, 시리즈 전체를 이끌만한 구심점을 담당하기에 충분하죠. 개인적으로 이 배우를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작품을 통해 큰 체구에서 풍겨오는 품격과 젠틀함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기력도 매우 좋았는데요. 어린 시절의 상처, 아버지를 향한 복수심, 아들의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교차하는 캐릭터 구성은 깊이와 매력을 동시에 전해주었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배우 오마르 시는 실제 프랑스에서 엄청 유명한 배우이고 남우주연상도 수상했다고 하네요! 여윽시!

프랑스 사회적 계급과 인종 구조에 대한 은유
주인공은 이민자의 아들로서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성장해 가는데요. 이 인물의 이야기 자체가 현대 프랑스의 불평등 문제와 부의 부패를 은유적으로 잘 묘사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드라마 뤼팽은 단순 도둑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 문제와 부의 부패등을 꼬집는 역할로도 충분해 보입니다.

비평적·상업적 성공과 여운 있는 결말
Part 1은 공개되자마자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 콘텐츠 중 최다 시청 순위를 기록했고, Rotten Tomatoes에서도 98%의 신선도를 기록했습니다. 마지막회의 클리프행어는 이후 시즌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단숨에 다음 시즌을 예상하게 만들었죠.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즌2가 공개되면서 시즌1의 아쉬운 결말을 기다려왔던 많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어주었죠. 물론 저도 그중 하나이구요!
개인적인 평가

넷플릭스 뤼팽 파트 1은 전통적인 프랑스 문학 소재를 현대 시리즈 장르로 교체해 성공적으로 녹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비슷한 시도로 영국의 '셜록 홈즈' 드라마도 있죠. 본래 뤼팽과 셜록 홈즈가 프랑스와 영국을 대표하였다면 이번 뤼팽은 프랑스 다움을 잘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물론 언어도 프랑스어 이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한 우리에겐 약간의 이질감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자막' 기능이 있으니 아무런 문제 없잖아요?

파트1에서는 전체 5개의 에피소드 안에 복수 서사, 범죄 미스터리, 가족 드라마, 사회적 은유를 밀도 있게 배치했습니다. 첫 에피소드의 도난 사건 전개부터 마지막의 감옥 신분 노출 장면까지, 시청하는 내내 끝까지 의심과 추리를 이어가며 이야기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이러한 연출력에 이어서 감각적인 음악과 패션, 그리고 촬영 톤은 마치 현대 프랑스의 미적 감각을 두드러지게 한 것 같았습니다.

총평하자면, 뤼팽 파트 1은 스마트하고 세련된 범죄 미스터리입니다. ‘과연 복수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주인공의 매너와 대담함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원작 뤼팽을 모르는 관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오마르 시의 매력 이어폰 같은 캐릭터 중심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볼 만한 시리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범죄 오락의 균형이 탁월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구요. 그 때문인지 파트 2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하죠. 추후 파트2에 대해서도 리뷰글을 올리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